2022-01-17 월요일

[2022 신년기획] '지앤유팜' 정철, 기계공학 박사도 던지고 귀농

'21 우수 귀농귀촌 20人을 만나다⑮
농업경영 마인드를 가져라

홍미경 기자 등록 2022-01-1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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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신문 홍미경 기자]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는 귀농귀촌과 농업창업을 준비하는 도시민, 청년들을 위해 실제 귀농인들의 사례를 찾아 '2021년 귀농귀촌 우수 사례 20인'을 선정했다. <농업경제신문>은 특별취재팀을 꾸려 농촌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2021 귀농귀촌 우수 사례 20인을 만나 경험담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지역 정착과 성공 사례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청년층부터 인생 2막을 시작한 중장년층까지 실제 귀농한 그들이 꿈꾸는 미래 농촌과 그리고 현재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앤유팜' 정철 대표를 만나기 전 그의 이력을 찾아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광주에서 기계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 후 IT업계에서 연구원으로 2년 정도 근무했다. 박사학위 수료까지 공부한 긴 시간도 시간이지만 연구원으로서 이제 막 경력을 쌓아갈 시기에 귀농을 선택한 그의 속내가 궁금했다. 흔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잘나가는 스펙으로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쓰는 대신 그는 자연이 선사하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 귀농했다. 최첨단 디지털 세계에서 조금은 느리지만 천천히 생을 조망하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삶을 찾아 귀농한 정철 대표를 만났다.

도심에서의 직장생활... 고통스러웠다

"박사가 되고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행복하지가 않은 거예요. 그리고 그간의 인생을 돌아보니 제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지만. 아무리 좋은 조건에서 일한다고 하더라도 그 생활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습니다."

도시에서 그리고 직장 생활 내내 자신을 위한 시간이 하나도 없었던 정철 대표는 그 길로 귀농을 결심했다.

"저에게 도시 그리고 직장 생활은 재미가 없었습니다. 연구원 생활은 밤을 새우고 몸을 혹사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지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돌아본 것이 자연의 삶이고 농업이었지요. 농업에 대한 가능성을 본 이유는 농업은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고 경영의 기법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농업은 단순히 1차 산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가공, 체험 등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ICT와의 결합한 부분도 중요합니다.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경험한 노하우에 농업을 접목하면 제가 원하는 자연에서의 삶을 누리면서도 제가 가진 능력도 발휘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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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대표는 아내를 설득해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교육을 받는 한편 농지, 토지 등도 알아보며 발품을 팔았다.

"처음 교육에 참여한 것은 구례군하고 강진군에서 하는 귀농 팜투어였습니다. 실제 성공한 농장들을 방문해 여러 가지 질문도 하고 시설을 둘러보는 과정입니다. 각종 팜투어를 통홰 귀농한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간접 경험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농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들었으며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떠올랐습니다."

이후 그는 전남 농업기술원에서 경영, 귀농귀촌, 농촌융복합 산업 등의 교육도 받았다.

"지금은 딸기 재배를 하고 있는데 강진의 주작목 배움교실이라는 교육을 듣던 중 딸기 농가에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딸기 재배에 대해 실제로 필요한 내용의 교육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딸기 농사를 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일주일에 1회로 5개월 정도 과정의 교육을 받는데 딸기뿐만 아니고 귀농에 대한 실제적인 교육까지 겸해서 현실적인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강진에서는 딸기 재배를 하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등등 실질적인 교육으로 진행된 큰 도움이 됐습니다."

교육을 받고 강진으로 귀농한 정철 대표는 2018년 청년창업농에 선정됐다. 이후 관련된 청년창업농 교육을 모두 이수했다.

청년창업농 정책자금, 귀농 초기 정착에 도움

"다른 귀농인들도 한 번은 겪었겠지만 귀농귀촌의 가장 큰 어려움은 토지 구매입니다. 생활할 수 있는 집을 구하는 것이 힘들죠. 집을 지으려고 해도 토지를 구해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나주, 함평 등 지역 토지를 구매하기 위해 주말마다 수없이 돌아다녔지만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강진에 땅을 가진 분이 광주지역 공인중개사에 토지를 내놓은 것이죠. 보통은 지역에 땅을 내놓기 때문에 그 지역 사람들이 모두 사버립니다. 저는 운이 좋았지요."

또 정 대표가 빠른 시간에 농촌에 정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청년창업농 정책자금이 큰 도움이 됐다. 자본금이 거의 없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지원 제도 덕분에 정착하는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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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정책자금으로 보조해 주는 사업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정보는 멘토를 통해서 알게 돼 사업을 신청하게 됐지요. 청년들이 정착하는데 매월 들어오는 자금은 마중물과 같았습니다. 귀농귀촌을 하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귀농인의 집 지원사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농촌의 빈집을 리모델링 해서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준비할 수 있게 집을 제공하기 때문에 충분히 농촌을 경험하고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정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지역 주민들과의 화합이다. 그중에서도 마을 이장님과 친해진 정철 대표는 동네에서 필요한 것들에 대해 도움을 받는 한편 정착할 수 있는 기틀 역시 이장님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귀농귀촌 하려는 사람에게 사전 준비를 많이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돈이 된다는 말만 믿고 시작하면 안 됩니다. 직접 스스로 조사하고 판로 역시 꼼꼼히 따진 뒤 시작해야 합니다. 이외에 집을 먼저 사지 말고 토지를 먼저 구매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집은 한번 터전을 잡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죠."

예상하지 못한 변수, 난관에 부딪혀

농업인들에게 재배기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판로다.

"판로를 어떻게 할 건지 먼저 조사하고 작목과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멘토를 통해서 작목반에 가입하고 귀농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정착하는데 90% 정도의 영향을 준 사람이 멘토죠. 멘토를 잘 만나야 합니다. 멘토의 말을 잘 따르고 시작했던 것이 정착을 하는데 가장 큰 성공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이토록 계획하고 지원을 받아 농사를 시작했지만 그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인해 난관에 부딪혔다. 자연재해가 바로 그것이다.

"농업은 자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강진, 해남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시설하우스가 잠긴 적이 있었습니다. 뉴스에서만 보던 자연재해를 처음 겪은 것이죠. 농장을 설계할 때 이런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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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꾸준한 공부와 자기개발이 필요한 분야가 농업이다.

"딸기농장은 ICT를 접목해서 양액 재배를 하기 때문에 관련 기계의 작동과 환경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요즘 딸기 농사는 기계 환경을 배우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기계가 너무 많아 습득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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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성 추구한 체험농장 만들 계획


딸기는 1년 1작기를 기본으로 한다. 11월부터 6월까지 수확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작기를 시작하는 준비 기간이 된다. 수확기에는 좀 바쁘지만 나머지 준비 기간에는 충분히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그가 원하는 자연의 삶을 누릴 수 있다. 매출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은 것도 영향을 끼친다.

"제 경우에는 수익은 5동에서 90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다른 농가에 비하면 약간 매출이 낮지요. 너무 욕심내서 농사를 짓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또 다른 목표가 있습니다. 체험장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인데, 이를 위해 구조를 만들어 다른 농가에 비해서 라인이 하나 없기 때문입니다. 체험하는 분들이 잘 지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여유 있게 만들어 놨습니다."

그는 앞으로 체험학습장을 마련하기 위해 벤치마킹도 많이 다녔다. 기존의 소규모 체험농장이 아닌 편리성을 추구한 체험농장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기초 공사가 끝나고 여러 가지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현재 계획으로는 공간을 600평 정도 넓게 확보해 잔디밭을 만들고 팜핑을 할 수 있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 거기에 원두막 형식의 장소를 만들려고 합니다. 체험동도 2동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카페와 잼, 아이스크림 등 여러 가지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귀농 후 그는 아이들하고 아내와 같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것에 감사한다고.

"귀농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많아서 만족도는 높습니다. 물론 앞으로 딸기 농사와 더블어 체험농장도 안정을 시켜야 하는 목표가 있긴 하지요. 하지만 농업은 제가 일을 조절하고 시간을 계획을 잘 세우면 얼마든지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합니다. 직장 다닐 때는 꿈꿀 수 없는 일이죠."

끝으로 정철 대표는 청년들이 농업농촌의 가치를 보전하고 우리나라 농업을 짊어지고 갈 수 있게 정부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청년들 역시 과거 농업에서 탈피해 농업경영의 마인드를 가지고 농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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