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7 월요일

[2022 신년기획] '쌍둥이 농원' 장택순, 자원 순환시키니 '순환농업' 저절로

'21 우수 귀농귀촌 20人을 만나다⑬
가공품 만들어 로컬푸드매장 활용하라

홍미경 기자 등록 2022-01-11 10: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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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는 귀농귀촌과 농업창업을 준비하는 도시민, 청년들을 위해 실제 귀농인들의 사례를 찾아 '2021년 귀농귀촌 우수 사례 20인'을 선정했다. <농업경제신문>은 특별취재팀을 꾸려 농촌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2021 귀농귀촌 우수 사례 20인을 만나 경험담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지역 정착과 성공 사례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청년층부터 인생 2막을 시작한 중장년층까지 실제 귀농한 그들이 꿈꾸는 미래 농촌과 그리고 현재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귀농하기 전에 대기업에서 25년간 환경안전 분야에서 근무했던 장택순 대표. 직장에 다니다 보면 인간관계와 진급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그리고 때론 자기 뜻하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삶의 방향키는 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쥐고 이끌어가기 위한 고민의 시간을 보낸 장택순 대표는 인생2막을 새로운 방향으로 틀어보리라 마음먹었다. 처음부터 '귀농'이라고 못박지 않고 가볍게 시작한 버섯 재배하우스 2동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을줄 몰랐다.

대기업 버리고 버섯농사 인생2막 시작

"처음부터 농업에 뛰어들어 인생 2막을 시작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지인 중 버섯농사를 추천해 주셨고 얘기를 들어보니 스트레스 덜 받고 생활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시작했습니다."

평생 대기업에 몸담았던 장택순 대표는 퇴직금과 저축한 자금 1억 원을 들여 버섯 재배시설 1동을 설치했다. 농사에는 초보지만 정보통신 기술인 ICT를 이용해 재배하면 농장에 갈 필요도 없다는 말을 듣고 해볼 만하겠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 판단이 착오였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현장에 와서 직접 추진해 보니 추천해 줬던 사람들의 말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버섯은 시간이 지나면 달 수 있을 줄 알았죠. 농업에 대해 정말 무지했던 시절이었지요. 아내 역시 화훼, 원예에 관심이 높아 흔쾌히 찬성했습니다. 단순히 전원생활을 꿈꾸며 귀농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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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버섯 재배사를 짓고 송화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재배 시설을 설치한 사람을 통해서 종균이 들어가 있는 배지 구입처를 소개를 받았다.

"배지 1000개를 키웠는데 아내와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부부에겐 500개 정도가 적당했던 것 같아요. 버섯을 재배하면 할수록 적자가 누적됐습니다. 또 버섯 시설하우스도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을 몰라서 처음부터 자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이는 순전히 교육을 많이 받지 않은 결과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독학으로 배운 굼벵이 사육... 재미쏠쏠

나름 꼼꼼하게 조사해보고 시작한 버섯 재배였지만 이대로 버섯 농사를 계속해야 되는지 고민에 빠졌다. 이즈음 곤충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리고 버섯과 곤충을 접목한 재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버섯을 재배하고 나면 참나무 톱밥이 부산물로 나옵니다. 참나무 톱밥을 이용해서 굼벵이를 키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후 굼벵이 2000마리를 분양받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곤충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또다시 문제에 봉작했습니다. 여기저기 농장에 문의를 해본 결과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데 비용만 1000만 원 이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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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비용으로 큰돈을 지출하기에는 부담이 된 장 대표는 본격적으로 곤충 공부에 돌입했다. 인터넷에서 자료도 찾아보고 관련 영상도 찾아보며 독학 후 나주 농업기술원에 농업인대학 산업곤충과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공부하며 힘들었지만 새로운 지식을 쌓아간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하면 할수록 곤충에 대한 매력도 생기도 자신감도 붙었지요. 지금은 10만 마리 정도 사육하고 있습니다. 꽤 많은 양이지만 인근 여수 공단지역에 납품하고 있어 판로는 문제없습니다."

여수에는 로컬푸드 매장이 많다. 소규모 농가들이 납품하기 적당하다. 그는 이곳에 버섯과 굼벵이 가공품을 내놓고 있다.

장 대표 농장에서 키우는 굼벵이는 주로 과일을 먹고 자란다. 굼벵이 성충이 달콤한 과일을 좋아하기 때문. 과일 먹고 자란 굼벵이는 어느새 믿을 수 있고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 판매가 잘 되는 편이다.

버려지는 굼벵이 활용 '오골계 사육' 일석이조

장 대표는 또 버섯에 이어 굼벵이, 그리고 지금은 오골계까지 키우고 있다. 닭을 키우게 된 계기도 굼벵이 때처럼 부산물을 활용해 무엇을 해볼까 고민을 하다가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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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를 키우면서 알게 됐지만 굼벵이 성충은 알을 낳으면 죽습니다. 그런데 성충 껍질에는 키토산 성분이 많지요. 그걸 닭 사료로 활용하면 자연스레 순환농법이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굼벵이가 가진 좋은 단백질을 닭에게 먹이니까 닭도 건강하고 영양도 좋았지요. 특히 일반 시중에 나오는 계란과 달리 건강한 계란이 나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택순 대표는 부산물로 솎아내는 송화버섯과 애벌레도 상태가 안 좋으면 골라내서 닭에게 먹이고 성충도 닭에게 먹인다. 게다가 한약 가공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가져다 말려서 사료로 만들어 먹인다. 또 이 부산물로 물을 만들어서 닭들에게 먹이면 건강하고 질병에도 강해지는 것을 알아냈다. 건강한 닭들을 생산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

"버섯, 굼벵이, 닭으로 이어지며 저희 농장은 순환농법의 알고리즘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버섯 재배시 솎아내는 버섯과 버섯 참나무 배지를 활용해 굼벵이를 키웁니다. 그리고 굼벵이를 키우면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오골계를 키우기 때문에 자원을 순환시키면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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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연구회에 가입... 지역 농가들과 화합


장택순 대표는 순환농법을 통해 농사짓는 모습은 체험농장으로 활용해도 좋겠구나 싶었다. 2018년 농촌교육농장 교사 양성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을 이수, 체험학습을 진행하기 위한 기본기를 다졌다. 또 같은 해 전남생명농업대학 산업곤충 사육관리, 체험, 해설 등 전문가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농장 한켠에 마련한 체험장에서는 버섯 수확하기와 수확한 것을 선물포장 체험까지 하고 있습니다. 또 곤충은 애벌레 키드에 담기, 장수풍뎅이 표본 만들기, 계란을 주워서 꾸러미 만들기, 굼벵이 분변토를 이용한 새싹 인삼화분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입니다."

귀농귀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역 농민들과의 관계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 장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버섯 연구회에 가입을 계기로 인맥을 쌓았다. 연구회 활동을 활발히 하다 보니 버섯연구회 총무도 맡았다. 이를 통해 다른 농가들하고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귀농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꼭 귀농하겠다면 교육부터 차근차근 받고 선도농장에 가서 일도 해보는 등 충분히 경험을 해보고 판단하길 권합니다. 막연하게 돈을 벌려는 욕심만으로 귀농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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