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7 월요일

[2022 신년기획] '꿈을 짓는 농부' 김상은 " 나 홀로 농장 운영, 모두 스마트팜 덕분"

'21 우수 귀농귀촌 20人을 만나다⑫
농업창업, 6차산업까지 연계 고려할 것

홍미경 기자 등록 2022-01-10 14:00:00
center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는 귀농귀촌과 농업창업을 준비하는 도시민, 청년들을 위해 실제 귀농인들의 사례를 찾아 '2021년 귀농귀촌 우수 사례 20인'을 선정했다. <농업경제신문>은 특별취재팀을 꾸려 농촌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2021 귀농귀촌 우수 사례 20인을 만나 경험담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지역 정착과 성공 사례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청년층부터 인생 2막을 시작한 중장년층까지 실제 귀농한 그들이 꿈꾸는 미래 농촌과 그리고 현재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서울부터 목포까지 한반도의 서쪽 등줄기를 타고 뻗어나가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선운산 톨게이트를 나와 약 한 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꿈을 짓는 농부' 농장. 인근에는 초록의 싱그러움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청보리밭과 소복소복 쌓여 있는 하얀 눈송이를 연상케 하는 메밀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메밀밭이 있어 매일매일 영화 속 한 장면이 펼쳐진다. 일상이 그림이 되는 전라북도 고창군 심원면으로 귀농해 딸기 스마트팜 재배에 열정을 쏟고 있는 김상은 대표. 그의 귀농 이야기가 궁금하다.

20년 가까이 컴퓨터 전문직... 다 내려놓고 귀농

김상은(48) 대표는 경기도 안산에서 20년 가까이 컴퓨터 관련 회사에서 근무했다. 젊은 시절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이 길은 내가 갈 길이 아님이 느껴졌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 농촌으로 가자고 결심했던 것은 바로 그 즈음이었다.

"최종 귀농을 결심했던 배경에는 연로해지시는 어머니와 함께하기 위한 것이 컸습니다. 또 저 역시 나이가 들면 귀농을 하려고 생각하던 차에 시기가 좀 빨라진 셈입니다. 고창으로 온 이유는 어머니의 권유가 있어서죠. 고창에 어머니 친구분들이 계셨고 이런저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고창으로 왔는데, 너무 아름다운 곳이라 안심하고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머니 친구분들이 계셔서 자연스럽게 지역민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빨리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귀농을 결심한 김상은 대표는 운영하던 식당을 처분하고, 귀농귀촌 관련 여러 정보를 수집했다. 정책자금 지원을 통하여 귀농 창업을 하게 됐다. 특히 귀농 전 귀농귀촌 교육에서 ICT스마트팜 교육도 받았던 그는 첨단 시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서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

"제가 컴퓨터 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데 거부감이 없지요. ICT 스마트팜이 미래 농업의 모델이라는 교육을 받고 곧장 이거다 싶었습니다. 스마트팜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가장 많이 재배하는 작물이 몇 안되죠. 그중에서 저는 딸기를 선택했습니다. 무엇보다 딸기는 단위당 단가가 높아 단기간에 고수익을 바라볼 수 있는 작목이라는 점이 저 같은 초보 농업인들에게 딱입니다. 또 앞으로 농업은 6차산업과 연계가 되어하죠. 그것까지 고려해서 농업창업을 시작했습니다."

center
스마트팜, 직접 발품 팔고 설치해 '비용 절감'


딸기 재배 스마트팜을 재현하기 위해 그는 비닐하우스 온실 1개 동마다 1억 원가량 총 3억 원 이상의 비용을 과감히 투자했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규모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한파를 겪으면서 추가적으로 비용을 들여 최종적으로는 지금의 시설을 갖췄습니다."

그는 먼저 자동화 설비와 당도 재고 설비 등에 투자했다. 일반 농민들의 경우 초기 비용이 높고 보조를 받기가 어려워 적용하기 어려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당도를 높이고 급수와 관리 등 농사일을 자동화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그야말로 투자였다.

"자금 마련을 위해 협동조합과 귀농단체 등에서 교육을 받으며 창업 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설 규모와 작물 등이 문제가 돼 생각한 만큼의 대출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직접 해보자였습니다. 제가 컴퓨터 업계에서 일했기 때문에 중간 업체를 거치지 않고 관련 기계들을 직접 구입해서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비용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center
김 대표는 직접 발품을 팔아 딸기 하우스의 난방기와 급수기, 환경 제어 프로그램, 온습도 제어기 등을 설치했다. 또 당도 조절을 위해 100ml 당 5만 원가량의 한방재료가 들어간 용액을 사용해 작물의 품질도 높였다.

'나 홀로 농장운영'... 스마트팜 설비 덕분

현재 김상은 대표는 비닐하우스 온실 3개동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스마트팜을 설치한 덕분에 그 넓은 하우스는 모두 혼자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곳은 땅이 6000평 정도입니다. 일반적인 딸기 농가에 비해서는 면적이 절반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 같은 초보 농업인들에게는 벅차다면 벅찰 수 있는 규모죠. 전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 가능한 스마트팜 설비 덕분에 '나 홀로 농장 운영'이 가능합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기 때문에 경영비가 줄어들어서 일반 귀농인들에 비해 수익이 높은 편이다. 또 딸기는 계절 작물이기에 매출이 수확 시즌에 몰려있는 것이 단점 아닌 단점이다. 이런 것을 감안,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인 새싹 수직농장을 자가 개발해 현재 시험재배 중이다.

"딸기 하우스에서 200m 거리에 60평 규모의 수직형 농장을 만들어 새싹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딸기 스마트팜을 설치한 경험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재배 시설을 만들어 보통 5주 정도 걸리는 재배기간을 보름~3주로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center
농사 힘들지만 스트레스 줄어


초보 농부인 김 대표에게 일련의 과정들은 보람도 있지만 힘든 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도시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귀농하기 전에는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상당했습니다. 농사일도 쉽진 않습니다. 노동 강도가 있으며, 농사가 잘 돼도 판로 같은 걸 생각하면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제가 노력한 만큼 수익이 나오고, 정성을 기울여주기만 하면 작물도 그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스트레스를 상대적으로 덜 받으면서 도시에서 지낼 때 갖고 있었던 위장병이 점점 낫고 있습니다."

귀농 이후 스트레스는 줄었지만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귀농 농업창업 및 주택 구입 지원 사업을 받는 과정에서 대상자로 선정되어 대출 절차를 거치면서 담보 등을 이유로 원하는 금액만큼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아 추가적인 자부담 지출로 어렵게 시작했습니다. 정책 자금과 관련해 대출기관에서는 대출 규모를 대출서류가 제출된 이후에 담보 등을 평가하더라고요. 그렇게 되니 사전에 계획대로 자금이 지원되지 않아 힘들기도 했습니다."

또 귀농 후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판로였다. 대부분 농가는 시장, 마트 등 대형 판로에 의지한다. 이렇게 납품하는 경우 유통비와 수수료 등으로 농민 손에 떨어지는 게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희 농장의 경우에는 생산되는 딸기는 로컬푸드나 인근 마트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최근에는 똑똑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역 로컬푸드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 성공 요인이 됐습니다. 구매자는 좋은 작물을 싸게 받고, 판매자는 수익을 가져갈 수 있지요."

또 김상은 대표는 딸기 선별에 오랜 시간이 들어 공동선별작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고설딸기재배를 시작으로 하고 있지만, 유기농 양어 순환 농법인 ‘아쿠아포닉스’를 목표로 보다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로 도전할 계획이다. 이외에 마트에 납품 시 가격과 관련한 마찰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전자상거래를 통한 직거래도 구상하고 있다.

귀농하기 전, 충분히 알아보고 결정

끝으로 김 대표는 귀농을 계획 중인 예비 귀농인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작물을 선정할 때 단순히 매출만 고려하면 위험합니다. 농사일 경험이나 시설, 관리 등에 들어가는 일손까지 계획해야 합니다. 딸기의 경우 다른 작물보다 3~5배는 일손이 많이 드는데, 이런 걸 알아보지 않고 단순히 고수익 혹은 저비용만 생각한다면 농사를 다 망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언론에 등장하는 고액 매출에 현혹되면 안 됩니다. 또 반드시 작물이 아니더라고 조금은 어렵고 생소하지만 수익이 나는 작물이나 아이템들도 있으니 귀농을 하기 전에 충분히 알아보는 단계를 거치면 좋습니다. 또 비용의 경우도 원래 생각했던 것의 3배는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니(날씨, 환경 등) 자금적으로도 여유를 갖추는 게 좋습니다."

홍미경 기자 blish@thekpm.com
<저작권자 © 농업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HEADLINE NEWS

Editor's Pick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