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5 일요일

[국제메탄서약-(상)해외] ‘소 방귀세’까지… 농축업계 '대안찾기' 분주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 계획
선진국 해조류 추출물에 메탄가스 흡수 마스크까지 등장
소 분뇨에서 발생한 메탄가스를 전기로 전환하는 기업도

임해정 기자 등록 2021-11-25 0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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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콧등에 씌운 마스크 모양 메탄가스 흡수 변환 장치. 사진=젤프
[농업경제신문 임해정 기자]
온실가스 감축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모든 산업 분야에서 에너지 이용을 변화시키고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가능하다. 여기에는 농업도 예외가 아니다. 더욱이 농업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메탄서약’으로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감축해야 한다. 뼈를 깎는 고통이 요구된다. 농업 분야 메탄가스 발생 원인과 현황, 선진국 사례를 알아보고 메탄가스 감축을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살펴본다.

◇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 배경과 메탄가스 저감 왜 서두르나?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기 위한 계획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미국-EU 글로벌메탄서약이 깔려있다.

메탄가스 배출량의 급격한 감축은 글로벌 온난화 경감 및 지구 온도 1.5°C 상승 제한 목표 달성에 효과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 9월 글로벌메탄서약 추진 계획을 공동으로 발표하고, 주요국들을 대상으로 서약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메탄 배출량 감축을 위해 다방면에서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조치로는 2020년 10월 에너지·농업·폐기물 등 핵심 부문의 메탄 배출량 감축 전략 채택, 유엔환경계획(UNEP)의 국제메탄배출관측소(IMEO) 설립 지원, 메탄 배출량 측정·보고·검증 관련 법안 발의 등이다.

또 환경보호국(EPA)의 석유·가스 산업의 메탄 배출 감축을 위한 규정, 글로벌 메탄 이니셔티브와 기후·청정대기연합(CCAC) 등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과 EU의 주도로 2021년 11월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출범식이 열렸으며 영국,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24개국이 가입해 있다.

교토의정서에서 정의한 6대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이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등이다.

이중 메탄은 2050 탄소중립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지수(GWP)로 보았을 때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무려 21배나 높은 물질이다.

2021년 8월 승인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메탄은 전체 지구온난화의 약 30%로 알려졌다.

메탄은 주로 천연가스, 쓰레기 매립장, 가축 사육장, 녹아내리는 영구동토층 등에서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러한 메탄은 대기 중 체류 기간이 약 10년으로 최대 200년인 이산화탄소에 비해 현저히 짧다. 이산화탄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온실가스지만 단시간에 지구를 데우는 속성이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하다.

따라서 메탄가스 발생을 강력하게 줄인다면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낮추자는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 점이 농업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달 초 영국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2030년 메탄 방출량을 지난해 기준 30% 감축하는 ‘국제메탄서약’에 서명했다.

이에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국제메탄서약의 기준인 30%에 맞추려면 국내 메탄 배출의 약 44%를 차지하는 농업분야의 이행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메탄가스 저감 선진국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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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고리풀 사진=국립생물자원관
국제메탄서약은 선진국에서도 고민거리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소 사육두수는 현재 2650만마리에 이른다. 국가 전체 온실가스 가운데 축산업 배출이 10%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함께 개발한 해조류 첨가제의 상업화 실험을 시작했다.

그 결과 아스파라고프시스 탁시포르미스(Asparagopsis taxiformis)인 분홍색 해조류 ‘바다고리풀’의 추출물을 사료에 섞어 먹여 소의 메탄 배출을 8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바다고리풀에는 메타노젠에 의한 분해 과정의 마지막 단계를 방해해 메타노젠이 메탄을 생성하는 것을 막는 브로모포름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그렇다면 해초를 먹인 소의 고기 맛이나 유유 맛에는 차이가 없을까? 과학자들은 맛 감별 조사단을 구성해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해초를 먹은 육우의 고기와 그렇지 않은 대조군 육우의 고기 맛이 차이가 나지 않았다. 또 젖소를 대상으로 한 비슷한 실험에서도 해초가 우유의 맛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 마스크'까지 등장하고 있다. 마스크에 장착된 센서가 소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감지하면 팬을 작동시켜 여과기를 통과하게 해 대기로 배출하는 원리이다.

독일의 BMW는 소 분뇨 처리 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시작한 ‘저탄소 연료 표준 프로그램(Low Carbon Fuel Standards Program)’은 대표적 사례이다.

BMW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농장과 협력해 소 분뇨에서 발생한 메탄가스로 전기를 생산한다.

또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업 아볼타(Avolta)는 애리조나 지역 축산농가와 연계해 같은 방법으로 에너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설을 통해서 매년 자동차 3500대가 내뿜는 규모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가장 웃음이 나오는 사례는 소에 세금을 부과하는 '소 방귀세'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낙농업을 하는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소 방귀와 관련된 법안을 2016년에 만들었다. 이 법령에 의하면 캘리포니아의 농부들은 가축으로부터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2030년까지 2013년의 배출양 수준보다 40%나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정부는 594억의 자금을 투입해 가축들이 방출한 메탄가스를 에너지로 전환하여 전기회사에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사용하기로 정했다.

또 에스토니아는 2009년부터 소 사육 농가에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다. 전체 메탄가스의 25%를 소가 배출하고 있다는 이유다.

그밖에 아일랜드는 소 한 마리당 18달러의 방귀세를 매기며, 덴마크는 110달러를 부과하고 있다. 방귀는 뀌었지만 여전히 억울한 건 소이다.

임해정 기자 emae9031@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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