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5 일요일

'녹조라떼'서 키운 채소 발암물질 검출... 상추 6장만 먹어도 위험

정지은 기자 등록 2021-10-19 09: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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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강 서포양수장에서 이어지는 농수로 녹조(군산 나포뜰)
[농업경제신문 정지은 기자]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등에서는 대규모 '녹조라떼'가 일상화된 가운데 녹조 물로 키운 상추에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낙동강 녹조 물로 키운 상추 가식 부위(상춧잎)에서 남세균(Cyanobacteria)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67.9 마이크로그램(µg/kg bw/day) 검출됐다.

남세균 독소는 간 독성, 신경독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독성을 지녔으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잠재적 발암물질로 지정한 독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상길 부경대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상당히 안정된 물질이라서 300℃ 이상에서도 분해되지 않는다. 만약 벼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시스템 없이 축적만 된다면 밥을 지어도 (독소가) 분해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농작물 내 마이크로시스틴 가이드 라인을 사람 몸무게 1kg 당 하루 0.04µg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낙동강 녹조로 키운 상추에서 검출된 kg 당 67.9µg을 산술적으로 단순 계산하면 상품으로 유통되는 6g 상춧잎 한 장에 대략 0.4074µg(1g에 0.0679µg)이 축적된 꼴이다.

이는 몸무게 30kg 초등학생이 하루 상춧잎 3장만 먹어도 WHO 가이드 라인(1.2µg)을 초과한다는 말이다. 60kg 성인의 경우 6장이면 가이드 라인(2.4µg)을 초과한다.

전문가들은 독성 가이드 라인이 대부분 성인 위주로 선정되기 때문에 체중이 적게 나가는 어린이 등 노약자의 경우 독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농작물 내 남세균 독소 축적은 국민건강 문제로 직결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농산물 안전 문제가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 금강 하굿둑 등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농산물은 해당 지역만이 아니라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서울 가락시장 품목별 출하 지역 통계자료에 따르면, 깻잎 44.7%, 당근 19.5%, 부추 20%, 수박 11.2%, 양상추 34.6% 등이 낙동강 권역인 경남지역에서 출하됐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은 남세균 독소가 농작물에 축적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는 벼와 같은 농작물에서도 남세균 독소가 축적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국민 안전에 중대한 위협 요인이지만, 정부는 4대강사업 이후 관련 조사를 사실상 회피해왔다.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선 뿌리채소, 잎채소 등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 축적이 확인된 사례가 있고, 상추의 경우 잎사귀 표면 기공에서 남세균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8월 낙동강과 금강 하굿둑 주변에서 리터(L) 당 최대 7000ppb라는 기록적인 토탈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바 있다. 농경지로 직접 물을 공급하는 금강 서포양수장과 용두양수장은 각각 5000과 1500ppb가 검출됐다.

우리나라 정부는 그동안 수많은 해외 연구 사례와 다르게 작물 내 녹조 독소 축적을 부정해왔다.

환경부는 물환경정보시스템 '녹조 Q&A'에서 'Q : 녹조가 생긴 물을 농작물에 줘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가능합니다. 과일과 채소의 독소 흡수 기작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녹조 창궐에 따른 농산물 안전 문제는 국민건강 문제와 직결되기에 종합적인 조사와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정부는 낙동강, 한강 보 처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국회는 낙동강, 한강 취‧양수장 개선 예산을 증액해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지은 기자 thekpm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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