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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뚝뚝' 떨어지는 인삼가격..."창고 쌓인 인삼 썩어갑니다"

정지은 기자 등록 2021-09-15 10: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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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충남 금산의 한 인삼밭
[농업경제신문 정지은 기자]
경기도 평택에서 30년 동안 인삼 농사를 짓는 A씨는 인삼값이 30년 전보다 더 내렸다며 울상을 지었다.

A씨는 "30년 전 처음 인삼 농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4년근 750g이 3만원 정도 했다"며 "지금은 2만원도 안 나와서 재배해봤자 남는 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남 금산에서 25년째 인삼 농사를 짓는 B씨도 20년째 인삼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인삼밭을 갈아엎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B씨는 "인삼 농사는 예정지 관리 2년을 포함하면 최소 7년 이상 걸린다"며 "인삼 가격이 생산비보다 낮으니까 밭을 갈아엎고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삼 가격이 매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동안 인건비는 가파르게 상승해 인삼 농사를 지을수록 더 손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인건비는 30년 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올랐는데 인삼 가격은 점점 떨어지니 죽을 맛이다"며 "작물을 재배해서 팔아도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코로나19로 국가간 수출입이 제한되면서 원자재 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인삼은 음지성 식물이라 해가림 시설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원목은 수입산을 사용했다"며 "원자재 수입이 제한되니 자재값만 해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강조했다.

농가들은 높은 인건비와 자재값을 견디며 7년 이상 농사를 지어도 인삼을 찾는 사람이 점점 줄면서 인삼밭을 갈아엎어야 할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정부 방침에 따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식당 영업이 제한되자 인삼 소비가 급속도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삼계탕 등을 하는 식당에도 인삼을 많이 납품했는데 영업이 제한되니까 수요가 확 줄었다"며 "점점 인삼 가격도 내리고 소비도 안 되니까 인삼 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삼 소비를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 샐러드 등에 곁들어 먹을 수 있는 '새싹삼'도 개발했지만 이마저도 소비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인삼은 비싸고 맛이 쓰다는 인식이 강해 그보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새싹삼도 개발해 팔았다"며 "인삼보다는 훨씬 저렴하지만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잘 안 팔린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2017년부터 인삼 가격은 해마다 6%씩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점점 하락한 이유는 인삼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인삼 가격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열리던 인삼축제가 취소돼 인삼 소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축제와 상관없이 꾸준히 인삼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제한적이다"며 "인삼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작물이 아니다보니 수요가 감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장기화가 해외 수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삼 소비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한류 붐을 타고 동남아 쪽에서도 인삼이 점점 알려지고 있었다"며 "외국인 소비가 점점 탄력을 받으려는 찰나 코로나가 터져서 소비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농가들은 인삼은 작물 특성상 보관이 어려워 제때 판매되지 못한 인삼들이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인삼은 보관이 까다로워 저온 창고에서도 몇 달밖에 못 한다"며 "창고에 쌓여있는 인삼들은 대부분 썩어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삼 농가들은 정부에서 인삼 수매 등을 통한 가격 안정화와 인삼가격 최저보장제 도입, 인삼 판로 개척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씨는 "인삼 가격을 시장 경제에 맡긴다면 인삼 농가들은 대부분 자멸할 것"이라며 "대중들이 인삼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소비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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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삼, 출처=농촌진흥청


정지은 기자 thekpm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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