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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방화추정 사건' 놓고 8년여 검경ㆍ한화손보사 등과 '독한' 싸움.. 고소인, "당시 여권 실세가 '뒷배'" 새 의혹제기

강재규 기자 등록 2021-07-29 13:07:18
  • "한 때 같이 한 솥밥 먹던 동료 직원들, 진실을 털어놓는 용기를 냈다가도, 지금은 모른채.. 가슴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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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신문 강재규 기자]
정확히 8년 7개월 전, 인천시 서구 오류동 소재 극세사 원단공장 ㈜한송텍스(당시 대표 김대곤) 화재사건을 둘러싼 방화-실화 논란의 이면에는 당시 정치권의 실세 정치인이 자리한다는 주장이 이 사건 소송 고소인측에 의해 새롭게 제기됐다.

당시 화재사건이 실화사건이 아니라 보험금을 타내려는 자들의 '방화사건'(그는 이렇게 규정했다)이었고, 이렇게 사건 자체가 둔갑되게 된 데에는 그같은 막강한 실세 정치인이 소위 말하는 '뒷배'로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다.

당연히 그의 이같은 의혹제기는, 경찰 검찰은 물론 금감원 등 손보사 감독기관, 그리고 거대기업까지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에서 출발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 긴 세월동안 자신의 직업을 버리다시피 해가며 오로지 이 사건 해결을 위해, 거대 기업은 물론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과 힘겨운 싸움을 해온 이 회사 후임 대표 고민홍씨(63.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사진).

그는 지난 27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를 만나 이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 "오랜 시간 거대기업과 검경 등을 상대로 싸워오다보니 하던 일조차 내려놓아 힘겹게 연명하는 중"

수년 전에 기자와 만난 적이 있는 고 씨의 얼굴은 머리카락도 더 빠져 보였고, 전에 비해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으나, '전의(戰意)'만은 종래의 그것보다 더 불타오르는 듯했다.

꽤 시간이 지난 뒤 우연찮게 만난 그였기에 기자는 모든 상황이 이미 종결된 줄로 알았으나 상황은 별로 변한게 없다는 답변이었다.

다음은 고 씨와의 일문일답.

- 세상 사람들은, 당시 그런 화재사건이 있었는지 조차 기억에서 희미한데, 당시 상황을 비디오로 보여주듯 어쩜 그렇게 또렷이 기억을 할 수 있나요?

"잊을 수가 없지요. 이 화재로 인해 회사는 부도가 났고, 당시 대표는 물론 회사 직원 35명이 일자리를 잃고 완전히 길거리로 나앉았고, 저 역시 말도 못하는 피해를 입었는데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당시 대표는 이로 인해 가정 파탄에 삶 자체가 송두리째 파탄났죠."

- 이 사건이 발생한게 정확히 언제였나요?

"지금으로부터 8년 7개월여 전인 2013년 1월 15일 낮 12시 반 조금 지나 발화되면서 악마와도 같은 일들이 진행되고 말았습니다."

- 그처럼 또렷이 기억하시는 화재사건이 당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묻히고, 진실과 다르게 왜곡됐다고 보시는 이유는 어디 있나요?

"다시 화재 사건을 조사한 경찰을 비롯해 검찰, 아세아손해사정회사 그리고 금감원 등이 분명한 보험사기 범죄임을 확인하고도 묵인 방조, 조작했기 때문이에요. 가장 핵심, 일등공신은 한화손해보험이 하청업체인 아세아손해사정 측에 돈을 주고 방화사건을 '협의없음'으로 조작한 손해사정보고서를 조작해 제출하라고 한데서부터 시작합니다."

-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는데 대해 구체적 증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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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있습니다. 도리어 증거가 차고 넘칩니다. 당시 사건을 조사할 무렵, 하도 수상해서 몰래 방화범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해서(이로 인해 김 전 대표는 이후 고발당해 처벌을 받았다) 아세아손해사정측 D모 직원이 방화범과 수시로 말을 맞추고 만나기도 하고 때론 접대를 받으면서 대책가지 마련해주고는 당시 쟁점이 됐던 3미터 높이의 창문을 올라갈 수 있게끔 창문아래 받침대를 놓고 올라간 장면을 연출, 촬영한 뒤 손해사정보고서를 작성, '재현한 결과 올라갈 수 있음이 확인돼 방화범 진술서가 부합하므로 방화사건이 아니다'라고 손해사정보고서를 조작한 범죄를 저질렀던 것이죠. 이 때 결정적 증거는 사진 6장과 3미터 높이 창문에 올라가는 장면을 재현하여 조작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그대로 믿고 인정한 검찰도 이 보고서를 그대로 복사해 불기소이유서에 붙여 불기소처분함으로써 법원까지도 가지 못하고 말았던 겁니다."

- 비슷한 질문이기도 하지만, 이 사건을 '실화사건'이 아닌 '방화사건'이라고 보는 결정적 증거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증거는 너무 많은데요, 결론은 보험금을 노린 사건이라는 겁니다. 당시 상황은 인근 CCTV 자료가 말해주고요, 소위 방화범이 불을 지르고 난 뒤, 자기 사무실로 들어갔고, 아무 소리가 안들리자 공장 문앞에까지 가서 확인하고 나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화재로 연결 안됐고, 도리어 이것이 들통날까봐 5분후 피해자 공장에 들어와 염탐까지 하고 자기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이때, 방화범은 '들통나지 않았구나' 하고는 몰래 창문을 월담해 증거인멸을 하는 장면이 역시 같은 CCTV에 찍혀있습니다. 여기에, 그가 장작불을 들고 있다는 것으로도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겠습니까?"

고 씨가 당시 사건으로 인해 더욱 '뼈아픈' 점은 자신이 같이 근무하던, 같은 손해사정회사 동료 직원들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한 점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 솥밥을 먹던 인간들이 이럴 수가 있을까 싶었다. 같은 손해사정인으로서, 진실을 외면한 손해사정보고서를 버젓이 작성할 수 있을까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30년지기 친구도 그 중에는 있다. 그 마저도 한때는 한화보험사에서 방화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손해사정보고서를 조작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실토까지 하는 용기를 냈다가도, 지금은 모른채 한다. 그는 이 부분에서 "아무래도 한화보험사의 압력이 거센가 봅니다" 라고 혼잣말을 뇌인다.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관련자 등 고소장 접수 '2라운드' .. '불기소처분' 당시 검사 등은 공수처에 사건 접수 예정

여기에 손해사정보고서를 조작한 사실이 들통나 한화보험사와 고씨간에 중재를 했다가 한화에서 '너희 하청업체에서 이 사건을 총대메고 막아라' 라고 하자 동료들은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보험사기 범죄를 실토했다가도 도리어 자신을 명예훼손죄로 고소까지 했다고 들려준다.

- 그런데요, 앞서 말씀하신, 당시 여권 '실세'가 개입했을 거라는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화재 당시 경찰이 왜 그런 얘기에 동조했다고 보나요?

"당연히 검찰 경찰이 조작한 이유는, 지금돌이켜보니, 소위 방화범 L씨의 조카가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라는 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납니다. 그가 집권여당의 실세였거든요. 지금 생각해봐도 이 사건 배후, 요즘 말하는 뒷배가 그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그가 경찰서장에게 지시했고, 서장은 담당형사에게 지시했겠죠. 그래서 담당형사는 수시로 방화범 L씨 부자와 내통하면서 그들에게 '실화사건도 안되게 검찰청에 보고서를 올려주겠다'는 엄청난 범죄내용이 들어있구요."

- 오랜 시간을 외롭게 싸워오는 과정 중에, 주변에서 회유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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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보고서가 조작됐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한 녹취록 일부_고민홍씨 제공


"없었다면 이상한 거죠. 2016년경, 조사과정에서 손해사정보서를 입수해보니, 너무 경악스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아세아손해사정에서 제작한 보고서가 3미터 높이의 창문을 올라갈 수 있으므로 방화사건이 아니라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보는 순간 한화손보가 아세아손해사정에 돈을 주고 교사했구나 하고 직감, 바로 다음날 손해사정에 찾아가 작성자 최 모시와 대표 차 모씨를 불러놓고 조작된 손해사정보고서의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잘못했다. 당신도 알다시피 우린 한화손보에서 시키는대로 하는 줄 알지 않느냐' 하길래 '어떻게 처리할래' 하고 물었더니 '그러면 피해자에게 얼마 정도 보상하면 되겠느냐' 하고 물어왔습니다. 그래서 10억 이상 피해를 봤지만 지금 공장이 파산상태고 당장 7억원만 주면 무마하겠다고 했더니 아세아손해사정쪽에서 한화에 가서 제 의견을 말해주고 배상금을 받게끔 해주겠다 약속했고요, 이런 부분은 다 녹취록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아니겠습니까?"

- 그래서 한화손보로부터 답을 받았나요? 추정컨대, 답을 못받았으니 지금까지 온거란 생각도 들지만요.

"한화손해보험사측 답변은 이 사건에 대해 아세아손해사정이 총대를 메고 막아달라 하고 다시 지시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사건이 더 꼬이게 된 계기였다고 봅니다."

- 혹시 협박 같은 거도 있었나요?

"저에게 직접적인 협박같은 것은 없었고요, 아세아손해사정 직원한테 이런 말은 들었습니다. '이렇게 보도하고 하면 당신이 손해볼 수 밖에 없을 거다' 하는 겁니다."

8년여, 오로지 이 일에 올인하다보니 간간히 일하던 자신의 일도 모두 놓아버렸다. 다른 일도 손에 잡힐 리 없었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은 전혀 다른 일도 못하고 힘들게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한화측으로부터 소송은 왜이리도 많았는지. 명예훼손에 배상책임 등 민형사 사건이 대략 10건 정도는 된다고 했다. 변호사비용이 없어서, 혼자 변론문이나 답변서를 쓰고 힘겹게 사우다 보니 이중 삼중 고초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이렇게 모질게 싸워가는 이유는 어디있을까.

그는 이 사건을 피해자를 가해자로,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킨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 그렇다면, 지금 관계자들에 대항해 진행하고 있는 소송절차나 법적조치가 있는지?

■ 따로이 더 얘기할 부분이 없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는 한화손보측 관계자

"방화범 두 사람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한 상태고요, 아세아손해사정 대표를 비롯해 직원 등 세 사람에 대해서는 보험사기, 사문서위조 동 행사죄, 업무방해죄로 경찰청에 고소한 상태입니다. 또 인천경찰청 소속 당시 사건조사 담당 형사에 대해서는 보험사기 방조 및 공문서 위조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더해, 금감원에 대해서는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해두었고요, 그 이유는, 범죄를 확인하고도 '손해사정보고서를 조사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는 거짓 진술을 한 것을 문제삼고자 합니다."

한때 그는 국민의 대표라 할 국회의원들이면 억울한 백성의 소리를 들어줄 줄 알고, 밥만 먹으면 국회로 거진 출근하다시피 찾았던 적도 있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을 만나기도 전에, 아예 보좌관이나 비서관들 선에서 커트 당하고 외면당했다.

그럴 수록, 자신이 작아보였다. 가슴에 사무치는 건 국가 수사기관이나 거대 기업, 심지어 국회의원들조차 백성의 억울함을 완전하게 풀어주기는 어렵다는 결론뿐이었다.

수년 전 잠깐 보고 다른 삶을 살아온 까닭에선지, 그의 모습이 예전같지 않게 많이 초췌해보이는게 그런 이유때문이기도 했를 거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사실관계 확인과 한화손보 측 입장을 듣고자 관계자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내용과 관련된 부분은 기존에 나온 기사외에는, 따로 얘기할 부분은 없습니다. 조사가 다 끝났고, 판결이 다 난 상태임에도 민원인이 계속 제기하는 것이고요..." 하는 짤막한 답변뿐.

그러면서 무슨 다급한 일이라도 있는 듯, 서둘러 전화를 끊겠다는 것에 더는 길게 통화할 수 없었다.

강재규 기자 kangjg34@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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