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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우수수' 쏟아지는 '옥수수'에 울상짓는 농민들

정지은 기자 등록 2021-07-29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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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화순군청
[농업경제신문 정지은 기자]
"올해 같이 농사가 잘 된 해도 없는거 같애요. 시기에 맞춰 비도 잘 내려줘 품질 좋은 옥수수가 많이 생산됐는데, 폭염으로 더 잘자란 전국의 초당 옥수수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다보니 저희같은 농가에서는 판로 확보가 되려 어려워졌어요."

충북 충주시에서 초당 옥수수 농사를 짓는 A씨는 올해는 폭염으로 초당옥수수의 수확시기가 앞당겨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옥수수가 한꺼번에 출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작목반에서 정해진 날짜에 시간 차를 두고 심었는데 폭염으로 늦게 심었던 것들까지 앞당겨져 다같이 익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초당옥수수가 소비량보다 훨씬 많은 물량이 쏟아지자 유통업자들도 농가에게 과숙, 미숙 등의 이유로 회송 조치를 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A씨는 "초당옥수수가 한꺼번에 과잉 생산되다 보니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며 "주변 농가들은 흉작을 넘어 폐농했다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충주시는 지난해 화상병 등으로 다수 과수농가가 대체 작물로 초당옥수수를 재배해 올해 60ha 면적의 초당옥수수를 생산해 재배 면적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옥수수가 한꺼번에 익었는데 농촌 인력도 부족해 수확도 제대로 못했다"며 "폭염으로 숙기도 당겨져 상품성이 떨어진 옥수수가 많아 유통시장 출하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에 충주시는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온라인몰 충주씨샵 등을 통해 초당옥수수 1박스(15개)를 5000원으로 판매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초당옥수수가 과숙되면 겉으로 보기에는 탱탱하지 않아 상품성은 없어 시장에서는 판매할 수 없지만 먹는 데는 지장이 없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시와 협력해 온라인으로 초당옥수수를 판매하고 있는 B씨는 "과숙으로 수분이 빠졌지만 달고 맛있다"며 "1시간 만에 준비한 물량이 소진되는 등 생각보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B씨는 할인 판매하는 초당 옥수수 주문 물량이 많아 과숙으로 시장에 물건을 팔기 어려운 농가에게 추가 물량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반 상품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마진은 적지만 농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시가 발빠르게 나섰다고 말했다.

B씨는 "충주시에서 택배비도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며 "농가도 과숙으로 폐기할 거 종자값이라도 보존하자는 취지로 물량을 적극적으로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가 폭염으로 이어지며 전국 곳곳에서 농작물 품질 저하, 생육 부진, 이른 수확 등 농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강원도에서도 폭염으로 수확이 몰린 탓에 멀쩡한 애호박 110톤을 폐기하기도 했다.

충주시 관계자는 "폭염 등의 이상기후로 옥수수뿐만 아니라 다른 농산물도 한꺼번에 쏟아지니 피해 입은 농가가 많았다"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소비는 부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농업 구조도 많이 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thekpm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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