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푹푹 찌는 폭염, 채소는 시들시들·가격은 껑충

정지은 기자 등록 2021-07-23 16:02:03
[농업경제신문 정지은 기자]
'청상추 3990원, 시금치 3690원, 미나리 2390원, 다다기오이 7개 5990원...'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나영(가명. 27세)씨는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채소를 주문하려고 했더니 천정부지로 오른 가격에 구매가 망설여졌다. 채소 5개만 장바구니에 넣어도 2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3일 기준 시금치 도매가격은 4kg 당 2만9620원, (청)상추 도매가격은 4만2560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에 약한 상추, 시금치 등의 엽채류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농가들은 폭염으로 엽채류의 이파리가 짓무르거나 녹아버려 제대로 생산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채소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농가들은 채소 가격이 떨어지려면 9월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시금치, 상추를 재배하는 농가들을 취재해봤다.

center
사진 = A씨가 재배하는 유기농 시금치

푹푹 찌는 '폭염'... 시금치는 못 견뎌 '녹는중'


충남 홍성군에서 유기농 시금치를 재배하는 A씨는 푹푹 찌는 폭염으로 시금치가 다 시들고 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A씨는 "시설에서 그늘막도 하고 물을 많이 줘도 시금치가 썩어서 문드러지고 있다"며 "현재는 시금치 재배가 거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 당일 수확은 거의 불가능하고 최소한 며칠 전에 수확한 것을 냉장고에 보관해 열기를 빼서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폭염일 때 당일 수확해서 보내면 유통 중에 열기가 식지 못해서 잎이 시들시들하게 도착한다"며 "최소한 하루 이상은 냉장 보관해서 열기를 완전히 빼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A씨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했을 때 생협, 일반 소비자의 수요가 2~3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소풍 등 나들이가 많은 시기인 4~5월에 수요가 많았다"며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꾸준히 수요가 증가해 2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2배로 오른 시금치 가격이 내려가려면 시금치 생산이 안정화 되어야 하는데 폭염이 끝나는 9월 초가 되어야 가격이 내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산지에서는 8월 15일 기점으로 해서 생산량이 조금씩 회복돼 도매가격이 떨어진다"며 "소비자는 9월이 되어야 지금보다 내린 가격으로 시금치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nter
사진=농촌진흥청

불볕 더위에 '반토막' 난 상추 생산량


강원도에서 상추 재배를 하는 B씨도 요즘같은 불볕더위에는 상추같은 엽채류는 재배하기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특히 상추는 고온으로 이파리가 짓무르거나 타는 경우가 많아 생산량이 반토막이 났다고 설명했다.

B씨는 "아무래도 폭염일 때는 상추 무게도 안 나가고 재배가 힘들다"며 "여름철에는 상추 수확량이 50% 이상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상추같은 엽채류 작물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광합성을 해서 저장물질들이 잎으로 가야하는데 고온에 빨리 커버리니까 정상적으로 자라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높은 온도에 따라 상추의 맛과 모양도 변하는데 원래 상추의 두껍고 아삭아삭한 식감과 비교해 잎이 가늘고 식감도 어린잎처럼 부드러워 진다고 덧붙였다.

B씨는 상추를 수경재배하고 있는데 33도가 넘는 고온으로 뿌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생육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B씨는 "심한 경우는 생리장애가 일어나서 시들고 죽는 경우도 있다"며 "엽채류가 온도에 민감해 폭염에는 관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상추 가격이 회복되려면 더위가 끝나는 시점인 9월 초가 지나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B씨는 "고온기가 끝나는 9월 초가 되어야 상추 가격도 내려갈 것 같다"며 "우리는 연중 고정가격으로 납품하기 때문에 농가에 이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은 기자 thekpm7@daum.net
<저작권자 © 농업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HEADLINE NEWS

Editor's Pick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