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자급률 정책만 내놓으면 뭐하나... 소비 판로 개척 먼저!

정지은 기자 등록 2021-06-15 16: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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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신문=정지은 기자]
"정부 말만 믿고 밀 생산했다가 재고 처리에 애먹은 농민이 한두명이 아니다. 밀 자급률만 올릴려고 하지말고 국산밀 소비 대책이 구체적으로 나오는 게 먼저다"

정부에서 식량전환으로 밀 재배 정책을 내놨지만 농가 상황은 이와 대비 돼 농민들로 부터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우리밀농협 관계자는 "2011년 밀파동 때 밀이 남아 돌아서 결국 술을 만드는 데 사용했던 것이 생각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농식품부는 밀 자급률 목표치를 2011년엔 2015년까지 10%, 2016년엔 2020년까지 5.1%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지만 번번이 지키지 못했다. 이유는 국산밀이 외국밀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졌을 뿐 아니라 농가들이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워 밀 농사를 중도 포기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이다.

국민 1인당 밀 소비량은 연간 33킬로그램으로 쌀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소비되는 밀 99% 이상은 미국, 호주 등에서 수입해 온다. 소비량은 늘고 있지만 국내 생산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밀은 2010년 자급률이 1.7%에서 현재 0.7%까지 쪼그라들었다. 국산 밀은 외국산에 비해 4배 정도 비싸다. 높은 가격의 원인은 생산 환경과 면적의 차이 때문이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 등의 경우 밀을 넓은 면적에서 재배하며 씨앗 살포부터 방제까지 전부 기계화·전문화 되어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쌀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밀 재배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고 농사 방법도 기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생산단가를 내릴 수 없지만 생산량을 늘릴 수는 있다. 쌀은 보통 이모작을 하기 때문에 한 논에서 6월~10월까지 벼를 생산하고 10월~6월까지 밀을 생산할 수 있다.

한국우리밀농협 관계자는 "수익이 보장되고 소비 판로가 확대된다면 밀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이 늘 수 있다"며 "정부는 밀자급률이 오르기 전에 소비 판로 개척을 구체화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소비 판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안 나온 상태라고 말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국산밀을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소비 장려책을 고민 중"이라며 "국산밀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홍보를 꾸준히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2의 주식이자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을 시작으로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품질 향상을 통해 1%를 밑도는 밀 자급률을 2025년까지 5%, 2030년 1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농림부는 2019년부터 국내에서 생산된 밀을 시장 가격과 등급에 따라 비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비축 물량을 더 늘릴 계획이다. 올해 4월부터는 소비시장 확보를 위해 밀 재배 농가와 실수요업체 간 계약재배자금을 무이자로 융자·지원해주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밀의 정부보급종을 50% 할인해서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국산 밀 자급률이 5%까지 될 때까지 정부보급종을 50% 할인해 보급할 예정"이라며 "국산밀의 품질을 높이고 밀 재배농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거라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thekpm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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