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5 일요일

고소하고 바삭한 햅쌀 누룽지로 부농이 꿈 이뤄요

들녘천년홍주 유국록(49. 강원도 홍성)

임해정 기자 등록 2021-06-01 09: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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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신문=임해정 기자]
변화에 맞춰 다양한 모습의 제품으로 생산되면서 농가의 새로운 가공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기존에 먹던 전통누룽지와 현대적인 맛을 접목한 트렌디 제품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누룽지 제품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들녘천년홍주 유국록 대표는 이러한 변화된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누룽지 제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귀농결심,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대학 입학부터

들녘천년홍주 유국록 대표는 귀농전에는 뮤지컬, 콘서트 등의 등 무대 연출을 했다. 25년간 무대 위에서 살았던 그에게 누룽지 식품가공업으로의 전환은 일생일대 큰 변화였다.

"고향이 강원도 영월이에요.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살다 보니 사회에 나와서 학교, 직장을 다녔지만 언젠가는 시골이 가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4년 전부터 노후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종사했던 무대연출은 50대가 넘어가면 버티기 힘든 직업군입니다. 언젠가는 시골살이를 해야 하는데 준비를 해서 내려가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유 대표는 내려오기 전에 농업농촌의 가치나 발전 가능성을 크게 내다봤다. 앞으로의 미래는 자연이라고 생각했다고. 귀농을 결심하고 가장 먼 저 한 것이 교육이었다.

"당시 거주하던 인천 인근에 있는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대학을 다녔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알았는데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1년 과정으로 일주일에 1회 교육을 받았는데 이론교육이 대부분이더라고요. 귀농초기 준비, 법률, 세무, 부동산 관련 등 귀농에 필요한 전반적인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작물선택, 시골살이 생활, 현지인들과 융화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귀농귀촌대학을 졸업하고도 약 2년간은 무대연출을 더 하던 유국록 대표는 귀농 인큐베이팅 기사를 접하고 홍성으로 내려갔다. 귀농귀촌대학이 이론교육이 위주였다면 그곳에서는 실습형 교육을 접할 수 있었다.

"교육은 1대1 멘토링 교육이었습니다. 제 멘토는 자연재배를 하는 분이었습니다. 자연재배는 풀을 뽑으면 그대로 그 자리에 놓고 거름은 유박거름이라고 자연적인 것을 사용하죠. 유박거름은 곡물같은 것을 압축해서 만듭니다. 봄에 논에만 1회 정도 뿌리고 밭에는 뿌리지 않죠. 그냥 자연친화적인 농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유 대표가 자리 잡은 홍성은 유기농 특화지역으로 유기농 재배를 하는 사람도 많지만 자연재배를 하는 사람도 많다. 유기농보다 더 자연친화적인 재배이다. 재배를 할 때 보면 풀이 무성하게 나 있는 밭에 씨를 뿌릴 곳만 갈아서 씨앗을 집어넣는다. 거친 환경에서 작물이 자라기 때문에 당연히 소출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농법을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환경적인 면을 많이 생각합니다. 땅이 숨을 쉬고 스스로 자연스럽게 회복하게 만드는 거죠. 땅에 경운을 하고 비료를 주면 망가질 수밖에 없어요. 땅을 가는 역할은 지렁이나 다른 벌레들이 해야 합니다. 땅 심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3년이라고 들었습니다. 정농회라는 단체가 있는데 여기 회원들이 자연농법으로 많이 짓더군요. 판로는 자체적으로 형성돼 있는데 암에 걸린 사람들 등 환자들이 주 고객입니다."

꿈의 농법 자연재배, 현실은 연 매출 15만 원

자연재배에 심취한 그는 800평 규모로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었다. 아침 6시에 밭에 나가서 8시까지 일하고, 9시부터 6시까지는 멘토 농가에 가서 일하면서 농사를 배웠다. 6시 이후는 다시 그의 밭에 가서 일했다. 힘들었지만 굉장히 기분은 좋았다고.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 스트레스가 일상이죠. 땀 흘리면서 자연을 벗 삼아 일하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800평에는 감자, 고구마, 땅콩, 옥수수, 고추 등을 여러 가지 실생활에 필요한 작물을 자연농법으로 재배해봤습니다. 이 중에서 감자, 고구마, 옥수수는 판매를 하기도 했죠. 지난해에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1년간 농사를 지어서 판매를 했는데 1년 매출이 15만 원 정도였습니다. 심정이 복잡했죠."

그는 당시 농사를 계속 지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인들이 그래도 3년은 해봐야 된다는 조언에 힘을 얻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년 매출 15만 원으로 생활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인큐베이팅 과정이 진행되면서 한 달에 80만 원씩 6개월간 홍성군에서 보조받았습니다. 멘토 농장에서 일을 하면 하루에 4만 원의 일당을 쳐주는 격이죠. 그 후 3개월간 독립기라고 해서 100만 원씩 지원받았습니다. 이 자금은 자기 앞으로 300평 이상의 토지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800평의 임대농지가 있고 농지 원부가 있어서 지원받을 수 있었죠. 아마도 이런 인큐베이팅 과정이나 독립기 과정의 돈을 지원받지 못했다면 고향으로 갔거나 다시 도시로 돌아갔을 만큼 중요한 자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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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가공, 거래처만 있으면 매월 수익가능

자연재배에 심취했던 유 대표가 누룽지 식품가공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도농센터장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당시 제게 권유하던 도농센터장에게 '농사지으러 왔는데 무슨 누룽지입니까?'라고 반문했었죠. 하지만 이내 농사 초보였던 제가 농사짓는 기술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어서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진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매출 15만 원이 결정을 하는데 영향을 주었지 않을까요?"(웃음)

현재의 누룽지 공장은 앞서 한 부부가 먼저 운영하고 있었다. 제 아이디어를 가미해 현재의 누룽지 공장으로 개편했다. 전기나 기계 설비를 하면서 현재의 공장을 이루었는데 약 3000만 원 정도 들어갔다. 들녘 천년 홍주라는 상호도 직접 지었다. 홍주라는 말 때문에 술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홍주라는 말은 홍성의 옛 지명이다.

"작물은 심어서 소출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살고 있는 현지인들에 비해서 귀농한 사람들은 공백기가 많으면 경제적으로 힘들죠. 이런 부분을 충분해 고려해서 농산물 가공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식품가공은 거래처만 있으면 매월 수익이 나는 구조입니다. 제 경우는 농사기술이 담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누룽지 가공기술을 배워서 운영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고소하고 바삭한 누룽지 비법? 밥물의 양이 50% 좌우

직접 농사를 짓는 대신 농식품 가공업을 택했지만 재료는 모두 홍성에서 나온 쌀을 사용한다. 무엇보다 그가 제품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유기농 쌀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유기농 비중을 늘려갈 것이며 자연농법으로 재배한 곡물도 사용할 계획이다.

"누룽지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재료죠. 그리고 그다음은 밥을 어떻게 짓느냐입니다. 밥의 물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맛의 50% 정도를 차지합니다. 쌀마다 밥을 지을 때 물을 맞추는 정도가 다릅니다. 왜냐하면 건조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다음으로 누룽지는 굽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기계를 열었을 때 색깔도 봐야 합니다. 직접 보지 않으면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요., 누룽지를 구울 때는 확인하면서 해야 합니다. 시간이 조금만 늦으면 타버리지 십상입니다."

누룽지 종류는 현미누룽지, 귀리누룽지, 보리누룽지, 찹쌀누룽지, 검은깨누룽지, 백미누룽지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 기타 여러 가지 곡물을 사용해서 누룽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판매는 현미가 40% 정도로 제일 많이 판매되는 것 같다. 검은깨누룽지도 20% 정도로 판매가 증가되고 있다.

식품가공업으로 바꾼 그가 사업에 쉽게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귀농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맺은 인적네트워크 덕분이다.

"귀농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홍성에 내려와 인간관계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멘토도 잘 만났고 귀농귀촌센터 사람들도 잘 만났죠. 농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가공식품 누룽지도 만났습니다. 이런 과정이 정착을 하는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앞으로 누룽지 사업이 안정화되면 유기농 쌀농사도 하려고 합니다."

위국록 대표는 예비귀농인들을 향해 무조건 귀농귀촌센터나 농업기술센터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을 당부했다.

"귀농귀촌센터, 농업기술센터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아무도 없는 곳에 토지를 사고 집짓고 귀농을 한다면 제 생각으로는 90% 이상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하면 교육을 많이 받으라고 권합니다. 또 현지인하고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합니다."

귀농전, 1년 정도 실제로 농사 지어보길

끝으로 그는 시골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 이런 마음으로는 귀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 와서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막연하게 환상을 가지고 귀농하면 안 된다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이다.

"어떤 작물을 할 것인지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 작물에 대해 1년 정도 실제로 농사를 지어보길 권합니다.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는 의미죠. 지금은 식품가공업으로 바꿨지만 저는 유기농이나 자연농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 판매하는 제품을 기본으로 유기농 제품이나 자연농법 제품을 사용해 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해외 수출도 고민하고 있죠. 새로 개발하는 제품들도 있는데 기존에 사용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해서 다양한 제품을 실험 중에 있으며 특허를 출원하려 합니다."

끝으로 그는 사회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와 지금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요즘은 늘 마음이 평화롭습니다. 전에는 공연 일정이 잡히면 거의 잠을 못 잘 정도였죠. 지금은 여유롭고 힐링이 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임해정 기자 emae9031@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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