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5 일요일

지원금, 목마를 때 한 모금 물과 같아

꿈을파는 버섯농 이광남(충남 청양)

임해정 기자 등록 2021-06-01 09: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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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신문=임해정 기자]
"청양에서 큰 배지를 사용하는 농장은 저희 밖에 없죠. 일반 배지에 비해서 저희 농장 배지는 두 배 정도입니다. 면적이 넓으면 버섯끼리 부딪히지 않아서 좋은 버섯이 생산되죠. 덕분에 상질의 버섯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35페이지 분량 귀농 계획서 작성, 아내설득

귀농 5년 차에 접어든 이광남 씨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도심 토박이다. 이 씨는 귀농 전

인크루트에서 대외사업본부 팀장을 맡아 능력을 한껏 발휘했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이 씨는 40세 이전에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도해보자 마음먹었다.

"대부분 귀농하시는 분들은 은퇴 후를 계획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기존의 귀농인들처럼 밭농사, 논농사 등 일반적인 귀농을 생각하지 않았던 거죠. 시스템을 가지고 활동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귀농은 그간 제 삶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삶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36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농촌에 들어왔습니다."

귀농을 가슴에 품었지만 가족들을 설득하는 일이 먼저였다. 그는 약 35페이지 분량의 귀농 계획서를 작성해서 아내에 보여줬다. 그의 깊은 고민과 노력에 감동한 아내는 이내 '오케이' 사인을 보냈고 이제는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이광남 씨가 먼저 아이들을 데리고 귀농을 했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아내는 1년 동안 더 회사를 다니다가 합류했다.

귀농교육, 지식 쌓기부터 농업인간 교감까지

"처음 귀농을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어느 지역에 가서 농사를 짓는다는 개념을 갖기보다 미래에도 가용한 작물은 뭘까부터 고민했죠. 그래서 얻은 결론이 표고버섯이었어요. 재배 작물을 정하고 지역을 선택하기 전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표고버섯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장흥, 부여, 청양으로 압축했습니다. 서울에서 너무 먼 장흥을 빼고 부여와 청양 지역을 찾아 2박 3일 교육을 받아봤어요. 청양이 지원 제도도 탄탄하고 판로도 안정적이더라고요. 또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도 청양으로 귀농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재배 작물과 귀농 지역까지 고른 이 씨의 다음 스텝은 농업 기술 교육을 받는 것이었다.

"첫 교육은 서울 양재동에 있는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 귀농귀촌 기본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2~3시간씩 8주간 지원제도, 귀농귀촌이란, 토양, 토질에 대한 기초지식을 배웠죠. 또 포도재배법을 통해 농업인으로서 마음자세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여주에 있는 산림청 산하 표고버섯산림연구소에서 표고버섯 교육을 정식으로 수료했습니다. 종균부터 시작해서 표고버섯에 대한 개괄적인 교육을 받는 곳이죠. 특히 이곳에서 교육을 받아야 표고버섯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 이 씨는 부여군 귀농귀촌센터에서 2박 3일 교육, MBC아카데미와 청양군 농업기술센터가 협업해 진행한 교육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귀농 후에는 1년 코스 청양농업인대학을 다녔고, 농진청에서 진행하는 3년 코스 강소농 교육과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전자상거래 교육을 12주 코스도 받았다.

"제가 이토록 많은 교육을 받았던 이유는 표고버섯 이외 다른 작물을 하는 사람들하고 교감을 가지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농촌분들은 자기 작물만 생각하기 마련이죠. 그래서 같은 작물을 키우는 사람들과만 인간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꼈지만 관계가 너무 한쪽에 치우치면 다른 부분은 정보를 알 수가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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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금 효율성 있게 활용

그리고 그가 열심히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큰 배경에는 판로가 있었다. 아무리 상품을 재배한다고 해도 판로가 열리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까지 닿지 않기 때문이다.

"공선회라고 하는 청년표고버섯 연합회에 가입, 이마트 판로를 뚫을 수 있었습니다. 또 타 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과 판로와 판매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즉 서로의 소비자를 공유할 수 있죠. 저는 청양에 내려와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표고버섯 재배에 뛰어든 그는 귀농귀촌 자금 1억 6천만 원을 받았다. 이 자금으로 토지를 구매하고 버섯 시설하우스 2동을 지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하우스 4동이 있는데 이 하우스는 토지를 임대 받아서 지었다. 여기에서 표고버섯을 3년 재배해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처음부터 무작정 자금을 대출받아서 농사를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책자금은 자기에게 필요한 정도만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받을 수 있을 만큼 전부 받는다면 오히려 나중에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죠. 한 번에 자금을 사용해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이런 부분이 리스크이고 마이너스 요인이 됩니다. 직원을 쓴다 해도 얼마만큼 어디에 활용할지 배우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계속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가 되죠.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자금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 노하우와 자신감이 붙었을 때 규모를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3년 정도 농사를 지어보니 감이 오더군요. 정책자금은 규모에 맞게 잘 활용하면 목마를 때 한 모금의 물과 같아요.“

와이파이 타이머 설치, 자동제어 가능

그는 최근 한겨울과 한여름에 재배가 어려웠던 기존 하우스 대신 외부 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져도 버섯을 재배할 수 있는 3중 보온 하우스를 만들어 사계절 재배가 가능해졌다. 덕분에 온라인으로도 언제든 판매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광남 씨의 하우스에는 자동화 시설이 구축돼 있다. 특히 와이파이 타이머를 사용해 책상에 앉아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이 타이머를 이용해 과수와 외부 1차 개폐를 할 수 있어서 온도를 컨트롤할 수 있다.

"지금 시설로는 스마트 팜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완벽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많이 소요됩니다. 향후 정부 지원이나 여러 가지 제도를 조사해서 부분적으로 보완해 나갈 생각입니다.

올해보다 내년, 무언가 하나 새롭게 변화해야

귀농 5년 만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묻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성공이라고 말하기에는 미흡합니다. 다만 귀농을 안정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성공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농장 일정이든지 행사 일정이든지 여러 가지 일정표를 작성합니다. 일일계획, 주간계획, 한달계획, 일년계획 등의 계획표를 만들어서 거기에 맞추어 달성하려고 노력하죠. 또 저는 매년 똑같이 살려고 하지 않아요. 올해보다 내년에는 무언가 하나는 새롭게 변화해야 합니다. 새로운 가공상품을 만들던지 아니면 제 자신이 조금 더 성장하든지 아니면 농장 규모가 늘어나든지 말이죠. 내년에 이렇게 바꾸어야 하니까 올해 이렇게 해야 된다. 그래서 계획을 세웁니다.“

아직은 초보 농부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이광남 씨는 예비 귀농귀촌자들에게 "제가 귀농을 할 때 여러 농장을 조사하고 연구를 했죠. 그런데 저희 농장에 체험하러 오시는 분 중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오는 사람도 많습니다. 계획도 없이 말이죠. 작은 텃밭을 일구며 이웃들과 잘 지내도 되는 귀촌과 귀농은 다릅니다. 귀농은 삶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계획과 정보를 가지고 움직여야 되고 막연하게 부딪히지 말고 준비를 해야 하고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판로부터 시작해서 확실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작물인가 조사부터 해야 해요. 또 작물을 선택한 후 그 작물을 배우려는 멘토가 필요한데 그 사람이 진짜 실력자인지는 3~4개 정도의 농장을 방문해서 비교 판단해봐야 합니다. 타 농장과 비교하다 보면 각 농장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판단할 수 있죠. 특히 표고버섯은 배지와 원목이 있는데 '재배 노하우와 기술을 알려 줄 테니 우리 농장 배지를 사서 창업을 해라'고 배지 장사를 하는 분들도 간혹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임해정 기자 emae9031@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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