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남 의원 "외국 낙농업자 혈세 지원… 개선 앞장"

유경석 기자 등록 2020-11-19 10:45:04
  • 낙농가·낙농진흥회 원유쿼터제 시행…생산량 제한 목적
    기준원유량 구매않고 국고보조금 혜택…유가공업체 꼼수
    낙농가 보호 낙농진흥회·유가공협회 설립…취지 무색
    김승남 의원 “국고보조금 이용 유가공업체만 배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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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승남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사진=김승남 국회의원실
국내 낙농업은 국산원유자급률 하락과 수입 원유 증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026년 한미FTA가 발효되면 가격경쟁력 상실로 붕괴 위기마저 우려된다. 농업경제신문은 이에 따라 유제품 유통의 특성과 함께, 낙농업 위기와 대책을 진단한다. 〔편집자 註〕

① 수입산 우유 빗장 풀리나…소비기한 논란
② 우유소비 증가 낙농업 위기…수입물량 ↑
③ 치즈 무관세 수입…원가상승 대책없다
④ FTA 피해액 수십억?…낙농업계 생존은 '적극행정'
⑤ 김승남 의원 "외국 낙농업자 혈세 지원...개선 앞장"

"국내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예산을 할애해야 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승남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19일 "국내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치즈용 잉여원유를 활용해 한국형 토종치즈 개발에 따른 설비투자로 국내 낙농산업을 지키고 낙농가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잉여원유는 기준원유량과 유가공협회 회원사가 매입한 물량 차이를 말한다. 기준원유량은 낙농진흥회를 낙농가별 원유생산량을 제한하는, 원유 쿼터제를 말한다.

낙농가들이 쿼터량(기준원유량)을 초과해 생산할 경우 낙농진흥회는 초과량을 397원/ℓ에 구매하게 된다. 397원/ℓ은 분유 국제가격이다.

쿼터량(기준원유량) 도입은 수입량 증가에 따른 국내 낙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원유생산계약을 체결한 1241호 낙농가로부터 일일 원유 1386.6톤을 집유해 24개 유가공협회 회원사에 원유를 공급한다.

한국유가공협회는 낙농진흥회와 함께 낙농가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설립됐다. 현재 회원사는 건국유업·남양유업·동원F&B·롯데푸드·매일유업·비락·빙그레·삼양식품·연세우유·일동후디스·푸르밀·한국야쿠르트 12곳이다.

또한 낙농진흥회와 원유공급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한국유가공협회 회원사를 포함한 매일유업·동원F&B·빙그레·한국야쿠르트·롯데푸르밀·건국유업·남양유업·명가유업·임실치즈·풀무원다논·춘천철원축협·데어리젠·일동후디스·삼양식품·설목장·부산우유·모닝농산·서울F&B·충북낙협·서강유업·영준·낙안창녕영농조합법인·이플·호호영농 24곳이다.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 중 유가공업체가 정상가격으로 구입하지 않은 물량(잉여원유)은 국제가격 수준으로 유가공업체에 공급한다.

정상가격은 원유기본가격(926원/ℓ)과 인센티브가격(원유검사성적 155원/ℓ)을 합한 금액으로, 1081원/ℓ이다.

문제는 유가공업체가 쿼터량(기준원유량)을 전량 매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낙농가와 유가공업체 간 구매계약한 기준원유량을 유가공업체가 매입하지 않을 경우 잉여원유가 된다.

유가공업체는 잉여원유를 낙농진흥회로부터 초과원유처럼 397원/ℓ에 매입할 수 있다. 게다가 정상가격 1081원/ℓ과 초과원유 397원/ℓ 간 차액인 684원/ℓ은 정부가 축산발전기금으로 메워준다. 매년 국가보조금 150억원이 유가공업체에 지원되고 있다.

유가공업체는 낙농가로부터 쿼터량(기준원유량)을 구매하지 않을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 셈이다.

국내원유는 싼값에 매입하기 위해 쿼터량보다 적게 매입하고, 대신 우유를 수입해 가공유를 만들어 판매하는 영업방식으로 국내 낙농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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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진흥회 홍보 이미지. 사진=낙농진흥회 홈페이지 캡처
낙농진흥법 제11조(원유구입)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전량 구매해야 한다. 낙농진흥회는 낙농가로부터 구매한 원유를 유가공업체에 공급하게 된다. 유가공업체가 원유구입시스템의 제도적 허점을 유리하게 이용하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김승남 의원은 앞서 지난달 23일 농림축산식품부 종합감사에서 "원유 쿼터량을 정한 이유는 과잉생산을 방지하고, 낙농가와 유가공업체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인데, 결국에는 국가보조금을 이용해 유가공업체만 배 불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더구나 초과원유에 대한 구매가격을 높일수록 낙농가는 더 생산하려고 할 것이고, 유가공업체는 기준원유량을 덜 구매하려는 유인이 발생해 국민 세금만 축내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제도적 개선을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낙농진흥회가 설립목적인 원유와 유제품의 수급조절, 가격안정, 유통구조 개선에 노력하지 않은 채 오히려 국내 낙농업과 관련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는 낙농 선진국과 잇따른 FTA 체결로 값싼 외국산 유제품의 수입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개방 첫해인 1995년 유제품 수입량은 2만541톤이었으나 2019년 30만4090톤으로 1480%가 급증했다. 생우유 수입량은 1995년 180톤에서 2019년 3만8841톤으로 무려 2157.8%가 증가했다.

이런 결과 국내 원유 자급률은 1995년 93.7%에서 2019년 48.5%로 급락했다. 현재 정부는 낙농업과 유가공업의 상생, 소비자 보호를 위해 낙농진흥회와 한국유가공협회에 보조금 및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김승남 의원은 "내년부터는 치즈 제품도 전량 무관세로 수입되는 상황인데도 농식품부나 낙농진흥회는 대안을 만들기보다는 낙농진흥회 핑계를 대면서 유가공업체와 외국 낙농업자를 도와주는 듯 하다"고 꼬집고 "축산농가의 잉여원유가 헐값에 팔리고 국고가 손실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산 치즈설비 확충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산 낙농산업계는 국산 유제품 시장 형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멸균유, 치즈, 조제분유 등 유가공품 수입 물량이 증가하고 외식·커피전문점 등에서 수요가 늘면서 국내 유가공품 소비량은 지속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치즈용 원유사용 자급률은 0.5%에 불과한 실정으로, 이는 일본이 20%인 것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치즈용 잉원원유를 활용해 한국형 토종치즈 개발에 따른 설비투자로 국내 낙농산업을 보호하고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유 10ℓ로 치즈 1㎏을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원유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고, 찹쌀치즈나 청양고추 치즈 등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즈 수입량은 1995년 1만1075톤에서 2019년 12만627톤으로 1089.2%가 증가했다.

아울러 1인 가구와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맞춤형 우유·유제품의 마케팅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석진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 소장은 "우유·유제품의 영향과 국내산 원료사용에 대한 선호도가, 유제품 지출액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K-MILK를 활용한 홍보강화를 통해 국내산 우유·유제품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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