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소비 증가 낙농업 위기…수입물량 ↑

유경석 기자 등록 2020-11-11 11:18:28
  • 국산 원유자급률 지속 하락…10년새 21.0%↓
    1인당 연간 유제품 소비량 증가…10년새 30.5%↑
    원유·유제품 수출 대비 수입 10.1%p 더 증가
    국내 젖소 사육두수 8.2%↓·낙농가수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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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동탄 여울공원에서 열린 밀크업 페스티벌 체험프로그램에서 한 어린이가 젖을 짜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낙농업은 국산원유자급률 하락과 수입 원유 증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026년 한미FTA가 발효되면 가격경쟁력 상실로 붕괴 위기마저 우려된다. 농업경제신문은 이에 따라 유제품 유통의 특성과 함께, 낙농업 위기와 대책을 진단한다. 〔편집자 註〕

① 수입산 우유 빗장 풀리나…소비기한 논란
② 우유소비 증가 낙농업 위기…수입물량 ↑
③ 내년 치즈 무관세 수입…원가상승 대책없는 정부
④ FTA 피해액 수십억?…낙농업계 생존은 '적극행정'
⑤ 김승남 의원 "외국 낙농업자 혈세 지원...개선 앞장"

국민 1인당 유제품 소비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낙농업계 경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유제품 소비증가량은 대부분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낙농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반면 유제품업계는 성장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김제·부안)에 따르면 국산(원유)우유자급률은 2009년 69.5%에서 2019년 48.5%로 10년간 21.0%가 하락했다.

문제는 국산 원유자급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60.7%, 2015년 56.5%, 2016년 52.9%, 2017년 50.3%, 2018년 49.3%, 2019년 48.5%로 해마다 줄고 있다.

이는 2014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2008년 71.8%에서 2009년 69.5%, 2010년 65.4%, 2011년 53.7%로 급락한 이후 2011년 62.8%로 반등했고, 이듬해인 2012년 58.4%로 다시 하락했다가 2013년 60.7%로 상승했던 것과는 다른 현상이기 때문이다.

원인은 국내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소비량은 2009년 303만6000톤에서 2019년 422만8000톤으로 119만2000톤(39.3%)이 증가했으나 국내생산량은 211만톤에서 204만9000톤으로 6만1000톤(3.0%)이 줄었다.

국내 원유자급률 하락의 원인은 국내 낙농업계가 생산한 신선유, 즉 백색시유의 소비량은 줄어든 반면 발효유와 치즈 등 수입산 가공 유제품의 소비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국민 1인당 연간 유제품 소비량은 원유환산 기준으로 2008년 60.9㎏에서 2017년 79.5㎏으로, 18.6㎏(30.5%)이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산 백색시유는 34.8㎏에서 33.1㎏으로 줄어든 반면 발효유는 9.2㎏에서 10.8㎏으로, 치즈는 1.1㎏에서 2.5㎏으로 각각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백색시유는 보관이 용이하지 않고 유통기간이 짧은 반면 발효유나 분유, 치즈 등 가공 유제품은 상대적으로 장기간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들은 값싼 수입원료로 부가이득을 올리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원유수급통계에 따르면 국내산 원유는 백색시유(흰우유) 생산에 68%가 사용되고, 나머지 32%는 가공시유나 발효유, 치즈·연유·아이스크림 등 가공유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흰우유 판매량의 20%를 차지하는 저지방·강화우유·유기농 등 기능성우유와, 흰우유를 제외한 유가공 제품군들은 상대적으로 2~3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는 원유·유제품 수출입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수출은 2009년 2만3275톤에서 2019년 5만1728톤으로 2만8453톤(122.2%)이 늘어난 반면 수입은 2009년 14만2958톤에서 2019년 33만2150톤으로 18만9192톤(132.3%)으로 수출에 비해 10.1%p 더 증가했다.

수입산 가공 유제품이 증가하면서 국내 낙농업계는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유제품 원료공급처인 국내 젖소 사육두수는 2009년 44만두에서 2020년 6월 현재 40만두로 4만두(8.2%)가 감소했고, 낙농가수 역시 같은 기간 6767호에서 6186호로 581호(8.9%)가 줄었다. 우유생산비가 증가하면서 순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리터당 우유 생산비는 사료비, 가축상각비 상승으로 2018년 대비 16원(2.0%) 증가한 791원이었다.

젖소 마리당 순수익은 2018년보다 5만5000원 감소한 270만1000원으로, 이는 2018년 대비 사육비가 총수입보다 높게(1.6%p)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 2019년 기준 축산농가는 농가소득 7547만원, 지출 4023만원으로 연간 3524만원에 머물렀다. 특히 부채는 농가평균에 비해 3.1배로 높은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축산농가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출산률 감소로 우유의 주요 고객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가 감소하고 노령인구가 늘면서 우유 소비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실제 2019년 연간 출생아수는 전년대비 7.3%가 감소한 30만3054명에 그쳤고, 2020년 출생아수 역시 크게 줄어 30만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기능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

또한 식생활의 서구화 경향이 가속화하면서 유제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기농 우유시장은 2008년 약 50억원 규모였으나 2020년 약 946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새벽배송이나 온라인 유통서비스 등 가구 내 소비 물량이 늘면서 2020년 6월 기준 백색우유와 유기농 우유시장은 리테일 기준 7999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금액기준 4%, 물량 기준 1%가 증가한 것이다.

다만 멸균우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우려할 상황이다. FTA로 인해 유제품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 유제품 제조원가는 수입 유제품의 3배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수입산 치즈 가격은 1kg당 4300원으로, 이는 2008년 5000원보다 700원(16.3%)가 낮아진 반면 국내산 치즈 가격은 2008년 1만1000원에서 2017년 1만4000원으로 3000원(27.3%)이 올랐다. 수입산과 국내산 간 3배 이상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탈지분유 역시 2017년 기준 수입산은 1㎏당 2000원인 반면 국내산은 9000원으로 4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시유 또한 2016년 기준 국내산은 1㎏당 2470원인 반면 미국과 영국 등은 800원 대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유업계는 백색시유(흰우유) 부문이 수년간 적자이며, 최근 연간 800억원 정도 적자가 발생되고 있다며 원유가격 인하까지 주장하고 있다"면서 "FTA로 유제품시장이 완전 개방된 마당에 유업체가 주장한 대로 단순 시장논리에 의해 원유가격을 조정할 경우 국내에서 낙농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원택 의원은 "원유·유제품 수입량 증가에 따른 국산원유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 마련을 통해 낙농산업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면서 "특히 2026년 FTA로 인한 수입유제품 관세철폐가 예정돼 있는 만큼 값싼 수입 유제품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 대책 마련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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